철학은 순수함을 훼손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의 저자 마이클센델의 프롤로그이자 일종의 경고 안내문이다.
말 그대로 철학은 순수성을 훼손한다. 비록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게 만들지만 지성과 통찰력을 끌어올려준다는 점에서 철학은 고통스러운 약물과 같다.
기존에 가졌던 사고와 관념이 통체로 날라가고 새롭게 뒤덮힌다. 그리고 눈뜨는 순간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된다. 철학이란 학문을 배우는 순간 더 이상 과거에 지녔던 순수한 감정 상태를 유지할수 없다. 일종의 정념적 상태를 모조리 날려버린다고 보면 정확할듯 하다.
한때 들었던 생각이지만 이 책을 보지 말았어야 했다. 라는 아쉬움이 든 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과거에 가졌던 잊지 못할 정념적 상태에서 들었던 막연하게 꿈꾸던 포부와 미래의 그림의 실루엣과 색체를 바람에 흩날리듯 통채로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적어도 무지 했지만 그러한 그림을 상상할때마다 기분좋은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더이상 그러한 그림은 마음속에서 그려지지 않는다.
그림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에 대해 크게 공감한다. 나야 예술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철학에 대해 잠깐 관심을 가지고 배운것에 대해 크게 후회하진 않지만 만약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거의 매일 파토스를 표현하는 예술적인 직업을 가진이들에게 철학이란 어쩌면 독극물같은 분야가 아닐까.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꼭 화가를 의미하는것은 아니다. 연출하는 직업인 영화감독이나 작가도 이에 해당할것이다. 본격적으로 철학을 접한 이전의 시나리오와 이후의 그림은 분명 한차원 다른 양상을 보일것이다. 이들에게도 연출은 화가가 캔버스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듯 스크린에 펼치는 마음속에 그렸던 연속된 그림의 투영체일테니 말이다.
철학은 순수한 정념과 파토스의 영역을 감퇴시키는 대신 통찰력과 지혜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적어도 내 경험에 의하면 그렇다. 처음엔 불행처럼 느껴졌지만 그것이 한단계 더 성장하는 지름길이라 믿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생각은 변함이 없다. 어차피 인문학에 대한 연구고 인간이 그려운 혹은 그려나가는 무늬를 들여다보는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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