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광탄리(봉황정)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빌런 <별자리 여행 4th Episode/양자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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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광탄리(봉황정)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빌런 <별자리 여행 4th Episode/양자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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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탄리(봉황정) 버스 정류장

영어일본어한국인

 

💭 '버스가 자주 다니는지 물어봐야겠어.'

 

버스 정류장 뒤로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주인장을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돌아서 나온다. 그리고 몇 분 후 다시 들어가자 저기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서 뭔가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괜히 어색해 보여 제품 진열대에 전시되어 있는 물건들을 구경하는 척 둘러본다.

 

💭 '아니 어떻게 이게 12000원이나 돼? No way, 이런 촌구석이라 비싸게 파는건가?'

 

역삼동 다이소에서 2000~3000원만 주면 살 수 있는 C to C 연결 잭의 가격을 보고 놀란다. 속으로 궁시렁대며 돌아서 나가려고 할 무렵 그가 계산대 쪽으로 재빨리 오더니 말한다. 

 

🦹🏿‍♂️ "네~ 찾는 거 있으세요?" 

💬 "혹시 여기 버스 정류장에 버스 자주 다니나요?" 

🦹🏿‍♂️ "자주 안다녀~ 이 촌구석에 버스가 다니면 얼마나 다니겠어." 

 

내가 나이가 어려 보였는지 아님 원래 태도가 저런 건지 아니면 물건은 사지도 않고 쓸데없이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평소 그런 사람들에게 정나미가 떨어졌는지는 몰라도 대뜸 반말을 하며 이어받자 나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웃으며 "네" 하며 돌아서서 나와 버린다.

 

그러자 그도 편의점 문밖으로 나를 따라 나오더니 계속해서 귀찮게 얘기를 쏘아 붙인다.

 

 

🦹🏿‍♂️ "아마 한두 시간 뒤에면 올 거야."

💬 "아 그래요?" 

🦹🏿‍♂️ "어디까지 가는데?" 

💬 "용문역이요."

 

🦹🏿‍♂️ "걸어가!"

 

💬 "아휴~ 너무 멀어서 안돼요 4~5km 나 되는데..."

 

🦹🏿‍♂️ "그럼 여기 앞에서 지나가는 차 세워서 얻어 타고 가!" 

💬 "히치 하이킹요?" 

 

🦹🏿‍♂️ "어!!" 

 

나는 웃으며 안된다고 말한다. 내게 히치하이킹은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때나 하던 짓이었고 대학교 생활하면서부터 히치하이킹은 꿈도 꿔보지 않은 과거의 추억이 되어 버린 지 오래된 일이었다. 아무튼 표정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썩 유쾌하지 않은 디키타카 대화 형식이라 쳐다보지도 않고 몸을 돌려 버스 정류장을 바라본다.

 

그때 어디선가 중국인들의 샬라샬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 봤더니 편의점 한쪽에 마련된 파라솔과 의자에 앉아 무리를 지어 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자 그들을 의식했는지 몰라도, 작게 얘기해도 될걸 다 들려도 그들은 분명 소리하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편의점 주인이 큰소리로 말한다. 

 

🦹🏿‍♂️ "저거 저렇게 먹으면 한 사람당 22000원이야, 4명이니까 벌써 88000원 치 먹는 거야. 어느 편의점에 이렇게 팔 수 있겠어. 서울 가봐라. 따닥따닥 붙어있는 편의점에서 서로 경쟁한다고... 아휴~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장사해야 돈을 벌지. 내가 이번 달 매출 얼마나 올렸는지 알아?" "저기 옆에 건물 보이지.. 저기 월세가 60만 원이야!!"

 

나는 그의 사정에 대해 굳이 알고 싶지도 않고 이런 작자와는 더 이상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입은 닫은 체 버스가 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기만 한다. 나의 말대꾸가 없자 혼자서 주절주절 되는 게 무안했는지 아니면 다른 일로 바빠서인지 몰라도 곧장 편의점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의 말투가 거슬리긴 했지만 그의 얘기는 제법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갑갑하고 복잡한 도시에서 장사하느니 외각 지역에 목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장사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런 곳이 좋다고 평소에도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가리키는 건물을 바라보며 외관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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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도로 옆에 있는 건물을 보고 있으니 최근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오피스텔을 관리하는 시설 관리자가 에어컨 점검을 하러 왔다가 건물의 시공 문제에 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힌 적 있다. 대충 시공 방식과 건설업자들의 폐해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특히 기억나는 건 건설사가 돈을 많이 떼어먹기 위해 값싼 재료를 쓴다거나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서 중국인이나 동남아시아 인력에 많이 의존한다는 부분이었다. 그것도 비 전문가 이거나 경험도 별로 없는 노동자를 말이다. 그러면서 일본인과 한국인의 마인드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바 있는데 이곳에 있는 중국인들을 보고 있자니 그때 그가 했던 얘기가 결코 틀리거나 과장되게 얘기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곳 버스 정류장에 오기 전 주변의 마을 곳곳에 집을 짓는 공사 현장이 보였었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저들은 그곳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가 분명하다. 최근에 남양주의 한 외곽지역을 다녀온 적 있는데 그곳에도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보였다. 요즘에 동남아시아 출신의 외국인들이 참 많이 보인다.

 

아무튼 이런 시골 마을에서도 중국인들을 보니 기분이 그렇게 탐탁지 많은 않다. 내가 어릴 적 보던 시골 마을의 풍경이 아니다. 나이 많은 노년층보다 젊고 건장한 외국인들이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경기도 외곽 지역의 마을을 다녀왔을 때 정겹거나 하는 마음보다는 괜스레 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곧 점거당하는 건 아닌지 하는 염려가 들곤 했었다.

 

버스정류장에 서서 이러한 온갖 잡다한 생각에 잠겨있을 때 편의점 밖에서 빗자루 질을 하던 주인이 다시 말을 건네 온다.

 

🦹🏿‍♂️ "어디서 왔는데?" 

💬 "서울이요."

🦹🏿‍♂️ "뭐하러?"

💬"양 떼 목장 보러 왔어요."

🦹🏿‍♂️ "거기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없으면 굳이 이렇게 멀리까지 올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

 

그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연유는 그의 눈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눈으로만 보고 구분 짓는 것들의 가치와 실효성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눈으로만 보는 여행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기억에 남는 좋은 여행은 오래 기억되는 멋진 사진을 찍는 방법과 유사하다. 눈과 귀를 열고 피부로 느끼고 마음에 담아야 한다. 마음에 담지 못하는 것들은 금세 잊히는 법이다. 

 

그렇게 가게 주인과 후반전 담화를 나누고 있을 때 저 멀리 버스가 커브길을 돌아서 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내 곧 버스가 멈춰 서고 가게 주인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몸을 실어 집으로 향한다.

 

드디어 빌어먹을 빌빌대는 빌런과 작별을 하는 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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